한우 전문 스타트업 ‘설로인’, 그리고 그 성장 스토리
1. 설로인 창업자: 변준원·한덕우
프리미엄 소고기 브랜드인 설로인(SEOLLOIN)은 2017년 9월, 변준원 대표와 한덕우 대표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중 변준원 대표는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와 경영학을 복수 전공한 뒤,
- 한화그룹에서 미사일 엔지니어로 4년 근무
- 글로벌 컨설팅펌 A.T. Kearney에서 약 3년 근무
라는 독특한 이력을 거쳤다. 이후 축산·푸드테크 분야의 잠재력을 내다보고 직접 창업에 뛰어든 것이 설로인의 시작이다.
2. 왜 한우(소고기)였을까?
설로인은 수많은 식품 아이템 중 특히 한우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우는 닭, 오리, 돼지, 소로 분류되는 4대 축종 중에서도 몸집이 크고, 기념일이나 명절 등 특별한 날에 많이 소비된다. 따라서 기대치가 높고, 소비자의 만족도가 중요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또한 한우는 부위별 편차가 커서 품질 관리가 까다롭다. 그래서 닭 시장에 ‘하림’, 돼지 시장에 ‘선진·팜스코’가 있듯, 한우 시장에도 체계적인 유통과 브랜딩을 적용할 기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 하림의 자회사들
https://harimholdings.co.kr/kr/sub/group/affiliates/farmsco.asp
https://harimholdings.co.kr/kr/sub/group/affiliates/sunjin.asp
“광고비 270억 썼는데”…이정재도 못 살린 ‘더미식’ 1300억대 적자행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563788?sid=103
3. 정육 시장 구조와 경쟁 상황
정육 시장에는 이미 여러 유망 스타트업과 대기업 계열사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 전문 스타트업 정육각이나, 대기업 계열의 축산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럼에도 설로인은 온라인 유통과 자체 브랜드 관리를 앞세워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 왔다.
정육각, 1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성공…초록마을 본격 규모 확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8/0001041356?sid=101
4. 설로인의 2024년 실적 정리
최근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2024년 실적은 다음과 같다(출처: DART).
- 매출액: 약 556억 원 (전년 대비 약 65% 증가)
- 영업손실: 약 66억 원 (적자 규모 전년 대비 축소)
- 당기순손실: 약 100억 원 (2023년 137억 원보다 감소)
- 자산 총계: 약 707억 원
- 부채 총계: 약 642억 원
- 자본 총계: 약 65억 원
계속기업 관련 불확실성
- 2024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53억 원 더 많아 향후 유동성 위기가 우려된다.
- 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했으며,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 판관비(광고비, 포장비 등)가 높아 흑자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차입금 및 상환 스케줄
- 장단기 차입금 합계 약 480억 원
- 2025년 이후로도 수십 억 원의 상환 일정을 부담해야 하며, 일부는 산업은행 담보가 걸려 있어 재무적 압박이 크다.
토지 재평가 이슈
- 2024년 토지를 재평가해 기타포괄이익으로 93억 원을 인식했다.
- 이는 재무제표상의 자본 증가로 반영되지만, 실제 현금 유입과는 무관하여 유동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5. 브랜딩·마케팅 전략: 명절·연말 집중도 높아
설로인은 설·추석 명절을 중심으로 검색량이 급등하는 경향이 있으며, 한우 선물세트 시장에서 확실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해 왔다.
- 구독자 수가 많은 유튜브 채널(언더스탠딩 등)에 출연하여 인지도를 높였다.
-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 역시 한우 제품을 메인으로 진행해, 높은 ROAS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다만 한우 외의 다른 제품군 광고까지 동시에 운영하기에는 예산 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주력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이어가는 중이다.
6. 제품 확장: 소고기에서 돼지고기, 레토르트 식품까지
최근에는 한우 외에도 돼지고기, 레토르트, 일상식 시장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고가의 한우 시장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지속 가능한 매출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카테고리에 진출하는 모습이다.
설로인 홈페이지
7. IPO(상장) 추진 및 향후 전망
설로인은 현재 IPO를 목표로 여러 전략을 추진 중이다. 비록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부채 비율이 높아 우려가 있으나,
-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
- 명절 선물세트 분야의 견고한 입지
- 다양한 투자자 보유
등은 향후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8. 결론: 하림처럼 ‘축산 공룡’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군포에 구축한 신공장을 포함해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는 설로인은, 한우 시장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적자를 줄이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사업 아이템을 한우에서 돼지고기·레토르트 분야까지 넓히면서 다양한 성장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앞으로의 방향에 따라, 하림처럼 국내 축산 시장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